프리랜서와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솔직하면서 현실적인 생각

프리랜서 디지털 노마드 현실

프리랜서 커리어를 시작한 지 어느새 3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직장인 3년차면 이제 막 신입사원 꼬리표를 떼는 시기라고 하죠. 그래서 그런지 여전히 뭔가 배워야할 게 많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프리랜서를 하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바로 ‘디지털 노마드’였어요. “너 그럼 디지털 노마드야?”, “그럼 자유롭게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할 수 있는 거야?” 등등 정말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인지 많이 물어 보더라고여.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디지털 노마드처럼 말이죠.

프리랜서 1~2년차에는 아직 저도 경험이 많이 부족하기에 쉽게 제 생각을 얘기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나 이제 3년차가 됐고, 다른 프리랜서분들도 만나 그분들이 사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제는 조금 말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정말 프리랜서가 되면 우리가 꿈꾸는 디지털 노마드처럼 살 수 있는지 말이죠.

 

프리랜서의 데일리 루틴?

프리랜서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될까요? 프리랜서 직업군도 다양하고 프리랜서들마다 루틴이 다른데요, 여기서는 제 하루 일과를 예시로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저의 하루 일과는 보통 아침 10시~11시에 시작돼요. 아침이나 이른 오후에 미팅이나 일정이 있으면 더 일찍 일어나기도 해요. 일어나자 마자 가장 먼저 이메일과 카카오톡을 확인해요.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연락이나 피드백을 확인하고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먼저 빠르게 처리해요.

그다음에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마저 정신을 차린 다음 1시 반쯤부터 본격적으로 업무에 돌입합니다. 일하는 장소는 대부분 집 근처 카페인 경우가 많아요. 때때로 집에서 일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집보다는 나가서 일하는 게 더 집중이 잘 되더라고여.

가끔 저녁에 모임이나 코워킹 일정이 있는 날도 있어요. 이런 날에는 그 장소 근처에 있는 카페로 미리 이동해서 거기서 작업을 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에 강남에서 일정이 있으면 미리 강남 근처 카페로 가있는 거죠.

그렇게 오후에는 노트북 하나 켜놓고 업무에만 집중해요. 바로 원고를 쓰기도 하고, 컨펌이 완료된 원고를 업로드하기도 하고, 다음 달 콘텐츠 일정을 기획하기도 해요. 당장 해야 할 대행 업무가 없다면 다른 블로그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클라이언트와의 소통도 주로 이 시간대에 진행돼요.

저녁 시간대에도 계속 일을 합니다. 낮 시간에 마무리하지 못한 원고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면 이 시간에 집중해서 작업합니다. 저녁 시간대까지 일을 마무리하면 다행인데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아요. 특히 외부 일정이 있는 날에는 더 그렇죠. 그럴 때는 새벽까지 일을 이어나갑니다. 그리고 취침은 보통 새벽 3시~4시 정도에 하는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주로 이런 식으로 하루가 흘러갑니다. 대행 업무가 많으면 하루 대부분을 대행에만 투자하고, 시간이 남으면 개인 블로그와 웹사이트에 시간을 투자해요. 약속이나 모임도 웬만해서는 대행 업무 일정이랑 겹치지 않게 잡으려고 해요. 그래야 제가 마음 편히 사람들을 만날 수 있거든요.

프리랜서 디지털 노마드 현실
우리가 꿈꾸는 프리랜서의 모습이랄까요?

프리랜서는 정말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을까?

하루 루틴을 알아보니 굉장히 단순하죠? 밥 먹고 모임에 조금 나가는 시간 빼고는 대부분이 일입니다. 운동은 일주일에 두 세 번을 겨우 하죠. 한 번 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일하는 시간을 꽤 많이 잡아 먹거든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디지털 노마드와는 꽤 다르지 않나요?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면 주로 이런 이미지가 떠오르셨을 거예요.

  • 해외에 있는 카페에서 노트북과 아이패드로 일을 하는 모습
  •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일하는 모습
  • 근사한 장소에서 일도 하면서 여행도 하는 모습

저도 프리랜서가 되기 전에는 프리랜서가 굉장히 자유로울 줄 알았어요. 직장인의 눈으로 보면 사무실 출근 없이 자유롭게 다니는 프리랜서가 마치 디지털 노마드처럼 보이니까요.

분명 업무 방식이나 생활 반경은 직장인보다 자유로운 건 맞아요. 분위기 좋은 카페나 오피스에 가서 일할 수도 있고, 여건만 되면 언제든지 워케이션이나 해외 여행도 갈 수 있어요. 그리고 상사가 없으니 업무 프로세스도 내 방식에 맞춰서 구축할 수 있죠.

하지만 막상 프리랜서로 생활해보니 우리가 꿈꾸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리랜서가 자유롭게 일하는 것처럼 보여도 절대로 혼자 일하지는 않습니다. 일을 맡기고 돈을 주는 ‘클라이언트’가 있죠. 

클라이언트와 원할하게 협업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잘 돼야겠죠. 만약 프로젝트 진행 중에 시차가 다른 나라로 간다면 클라이언트와 소통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그래서 프리랜서의 근무 시간도 클라이언트와 어느 정도 맞출 필요가 있어요. 물론 본인 일정에 맞게 어느 정도 조정은 가능하지만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소통은 가능해야 해요.

그리고 휴양지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게 좋아 보이긴 해도 숙박비랑 식비를 계산해 보면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해요. 고소득 프리랜서가 아니라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요. 

디지털 노마드처럼 일하는 프리랜서가 되려면 오히려 더 열심히 일을 해서 다양한 수익 파이프라인을 갖춰야 해요. 그래야 대행이 없어도 내가 만들어 놓은 파이프라인에서 최소한 생활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는 돈이 들어오니까요.

프리랜서 디지털 노마드 현실
디지털 노마드보다는 개인사업자에 더 가까운 게 프리랜서

프리랜서도 결국 개인사업자입니다

프리랜서도 결국에는 개인사업자입니다. 직장과는 다르게 업무 방식은 물론이고 매출과 고객 관리, 운영 등 모든 것을 스스로 계획하고 책임져야 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프리랜서가 됐지만 원하는 일만 할 수는 없어요. 내 이름으로 자립하기 전까지는 돈을 벌기 위해 원하지 않은 일을 해야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개인사업은 불안정성이 기본이기 때문에 이를 커버하기 위해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해요. 어쩌면 직장인일 때보다 자유시간이 더 없을 수도 있어요. 요즘은 ‘AI 기술로 업무를 자동화 하세요!’라는 콘텐츠가 많이 보이는 데요, 막상 해보면 100% 자동화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프리랜서를 ‘디지털 노마드’보다는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않은 개인사업자’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SNS에서 보여주는 프리랜서의 좋은 점만 보기 보다는, 실제로 다른 프리랜서들은 어떻게 일하는 지, 어떻게 이 시장에서 생존하고 있는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참고한 후 도전해 보는 걸 추천드려요.

마지막으로 내가 지금 프리랜서로 하고자 하는 일이 정말 내 성향에 잘 맞고 지속가능한 일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도 가져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지금까지 프리랜서와 디지털 노마드의 현실에 대한 저의 솔직하면서 현실적인 생각에 대해 이야기해 봤어요. 오늘도 험난한 시장에서 생존하고 있는 많은 프리랜서분과 프리랜서를 꿈꾸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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